[뷔진] 눈물이 진주라면

안녕하세요 덴데어입니다. 지난 주에 완결된 <눈물이 진주라면>을 사랑해 주신 많은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이 작품은 총 3단계에 걸친 구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기존에 짜 두었던 플롯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 추억 속으로 보내고자 합니다. 1단계 가장 먼저 쓰고 싶다고 생각했던 건 장희빈 같은 김석진이었습니다. 천한 신분과 그...

16년 후의 이야기

“네가 독무(獨舞)라고?” “그렇게 됐네” “축하해. 너 독무 처음 아니야?” “뭘 처음이야. 저번에도 혼자 춤 췄었는데 형이 기억 못 하네?” “아 그랬었나” “어유 형도 나이 들었나봐. 자꾸 깜빡거리는 거 보니” “그럼, 나도 내일 모레 마흔인데” 지민이 재인청에서 완전히 자리를 굳혔다는 생각에, 석진은 다행스러우면서도 한편 마음이 놓이지는 않는다. 그...

* 외전이 한 편 더 있을 예정입니다. 그동안 사랑해 주셔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오시오” “예 마마” 태형과 태후가 들어선다. 태형은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느껴지는 공기만으로는 쉽게 가늠할 수가 없다. 남준 쪽을 쳐다 보며 어떤 신호를 보내 주길 바라보지만, 남준 역시 태형에게 눈 인사만 했을 뿐 아무런 단서를...

눈물은 진주가 되어

* 리스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신 이 글과 함께 듣기 좋은 음악입니다. 진짜 가슴이 녹아내려요 ㅠㅠ * 눈물이 진주라면 - 다음 편이 완결입니다 “자네가 여기까지 웬일인가” “염치 없지만, 부탁드릴 것이 있어 찾아 왔습니다 마마” “안 그래도 한 번 가보려곤 했는데 폐하께서 출입을 금하셔서. 앉게. 자네가 여기 온 건 폐하께서 알고 계시는가” “따로 고하진 ...

찐찌니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신, 이 글과 함께 들으면 분위기 죽이는 음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진짜 환장하게 좋아요 ㅠㅠ “다행히 복중 아기씨께오선 무사하시옵니다. 그러나 몸이 많이 약해지신 상태라 절대적으로 안정을 취하셔야 할 듯하옵니다” “앞으로 이럴 일이 또 있겠는가” “.............” “또 있을 수도 있단 말이지” “예 마마” 벌써 두 번의...

흔들리는 진주탑

“마마!” “일어나지 마라. 누워 있거라” 석진은 난데없는 태후의 방문에, 몸 상태가 어떤지도 잊고 벌떡 일어서려 하다가 제지를 받는다. 태후가 석진의 처소에 직접 온 것도 처음이요, 태형보다도 태후가 먼저 도착했다는 것 또한 전혀 뜻밖의 일이다. 태후가 다급히 석진을 도로 눕히지 않았다면, 석진은 태의의 당부도 잊고 일어나서 태후에게 상석을 비켜 주었을지...

태후는 아까부터 월정교 위의 두 사람을 물끄러미 쳐다 보며 어둠 속에 파묻혀 있었다. 달빛이 훤한 밤. 둘이서 뭐라고 속삭이다가 웃다가, 또 그러다가 끌어 안았다가. 입을 맞추었다가. 서로 밀었다가 당겼다 하는 갖가지 모습들이 예사롭지 않게 그녀의 눈에 비친다. 살얼음 위를 걷는 기분이다. 황제가 어느 한 사람에게 깊이 빠지는 것은 좋지 못한 징조다. 아직...

지금 나를 끌어 안고 말해라, 사랑한다고

“잠깐!” “예?” “거기, 거기 그대로 앉아라” “폐하?” “움직이지 말래도! 거기, 꼼짝 말고 그대로 있어” 너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명령을 해서, 석진은 엉거주춤 다시 자리에 물러 앉는다. 태형이 갑자기 문을 밀치고 들어오기에,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태형이 부리나케 도로 앉힌다. 기별도 없이 대낮에 달려 온 이유를 알지만, 석진은 일부러 의...

진주를 품다

꽃이 눈부시게 폈다. 황궁 안은 온통 꽃잔치다. 발에 밟히는 것도 눈 같은 꽃잎들이고, 바람이 살짝만 불어도 날려 오는 건 꽃잎들뿐이다. 바람이 길 위를 쓸면 마치 연분홍 파도가 밀려 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봄 햇살은 또 어찌나 투명한지, 하늘을 손 끝으로 톡 건드리면 물빛 구슬들이 와르루 쏟아질 것 같다. 태형이 없는 낮 시간을 견디기 무료한 ...

새 껍질을 두려워 말라

“병이 나신 모양이오” “..............” “일어나 앉을 만하면 앉아 보세요. 할 얘기가 있으니” “무슨 얘기요” 강빈이 머리를 싸 매고 드러 누운 지 며칠 되었다는 소문은 황궁 내에 퍼져있다. 안빈은 그것이 자신과 태후에 대한 배신감 때문인 줄을 잘 안다. 한 사흘 정도 지켜 보다가, 나흘이 지나고 닷새가 지나도 두문불출하자 직접 강빈을 찾...

진주에 묻은 티끌

“얘기 좀 합시다” 태형은 당연히 태후가 자신을 찾아 올 것에 대해 예비하고 있었다. 자신과 석진의 합방 소식이 태후에게 전해지지 않았을 리 없고, 그러면 발끈한 그녀는 아침 상도 물리기 전에 들이닥칠 것쯤은 예견된 것이었다. 생각보다 태후의 격분이 강한 것 같다. 태형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제 어머니가 이토록 흥분한 것을 본 일이 없다. 벌써 걸음소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