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군복 벗기는 남자

“......................” “허락해 도” “.........................” “할머니이” "내만 좋으면 다 괜찮다매! 할머니 옛날에 내한테 그랬잖아!" "................" "아 대답 쪼옴!" 경로당에서 집까지, 좁은 골목길을 셋이 나란히 걷지 못하고 앞 사람의 뒤만 쳐다 보며 걷는다. 정국은 제 할머니의 ...

다음 편이 완결입니다

“자네 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에 솔직히 답하게. 만약 내가 아는 것과 조금이라도 차이가 있다면... 난 자네를 정말 용서하지 못할 거야” “............예 군단장님” 난관을 넘기 쉽지 않으리라는 각오는 했다. 정국은 지금 지민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궁금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 지민의 이혼을 두고 뒷말들이 무성했다. 그 소문들이 지민의 아버...

“중대장님. 이거 사모님이 좀 갖다 드리랍니다” “어....고맙다” 정국은 지민의 심부름으로 인혁에게 종이 가방 하나를 건네 주었다. 인혁은 며칠 째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부대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중이다. 인혁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을 보고 부대 안에서는 이미 소문이 무성하다. 그는 자신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부대에서 지내는 것에 대해 별다른 핑계도...

“따라 가자구요?” “네. 아직 출발 안 했어요. 10분 쯤 뒤에 나간다네요” “괜찮...겠습니까?” “...............네” 지민이 놀라운 제안을 한다. 정국이 퇴근 후 막 집에 돌아 왔을 때의 일이다. 지민이 무턱대고 정국의 집으로 쳐들어 왔다. 그리고는 한다는 말이 인혁을 미행하자는 것이다. 정국은 잠시 자신이 들은 말의 진위를 판별하기...

“당신 뭐 아까 최 서방한테 물어 본다고 하지 않았어요? “아 맞다. 인혁아” “예 아버님?” “혹시 너 전정국 중위라고 아냐?” 이제 막 저녁 준비를 하려던 지민의 손이 멎는다. 아버지의 낮고 굵은 음성에 실린 ‘정국’이라는 이름이 몰고 온 파장. 언제든 술렁일 준비가 되어있는 지민의 마음 속 연못에 커다란 파문을 남긴다. “정국이요? 아버님이 정국...

“........... 혹시 우리 남편 때문에 불편한 거면...” “그런 게 두려웠으면 애초에 시작도 안 했을 겁니다” “저도 물어 볼 게 있어요 정국 씨” “네 말씀하십시오” “혹시.. 언제부터였나요?” “음... 처음 뵈었을 때부터... 였던 것 같습니다” “그럼 우리가 처음 본 게 그 주유소 옆 버스 정류장...” “네 맞습니다. 저한테 말 거셨...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니? 왜?” “사람이 왜 이렇게 멍해” “내가 그랬나....” “뭐야.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길래” 정국과의 두 번째 만남 이후 집으로 돌아 온 지민의 눈동자엔 한동안 초점이 돌아오지 않았다. 남편이 일깨워 주지 않았다면 지민은 자신이 넋을 놓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것이다. 가슴에 찬바람이 마구 분다. 눈보라가 날린...

쾅- 지민은 황태를 도마 위에 신경질적으로 올려 놓았다. 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한동안 멍하니 서 있기만 한다. 황태에게서 느껴지는 묘한 동질감 때문이다. 지금은 말라 비틀어진 이 황태에게도 생명력이 넘치던 영화로운 과거가 있었을 것이다. 북태평양의 어느 검푸른 바다를 힘차게 헤집으며 사냥을 하고, 또 번식을 했을 것이다. 그랬던 황태는 어느 날...